28 September 2006

역시나 그 사람

아까 전산실에서 열심히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을 밝히는 누군가가 5m 반경 안으로 들어와서 자리를 잡았다. 아 역시 학교는 다닐만한 곳이다. 천천히 기회를 살피다가 얼굴을 슬쩍 훔쳐봤는데 역시나 그 사람. 눈은 나빠도 볼건 본단말이지.

22 September 2006

아랫배에 힘 꽉

(시간의 흐름 유의)

중학교 때 3년동안 같은 반인 녀석을 한 7년 전 쯤(;;) 만났다. 그런데 이 자식이 근육맨이 되있는거라. 대머리독수리라고 불렀었는데 말이지. 비결을 물었더니 팔굽혀펴기 하루 40회를 반년정도 했다 그런다. 그것만으로 된다는 게 의아했지만 받아들이고 안하다가; 6년쯤 지나서 이녀석을 따라서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하루에 25회 씩 2세트. 그런데 팔뚝이 굵어지질 않는거다. 이게 횟수만 중요한게 아니라는 걸 어제서야 깨달았다. 되는대로 말고 아랫배에 힘 꽉. 되는대로 말고 아랫배에 힘 꽉 주고 산다.

20 September 2006

고집

정장을 입은 사진이 필요하다고는 하는데 여권 만드려고 목까지 올라오는 옷 입고 찍었던게 마음에 든다는 핑계로 계속 안찍고 버텼다. 햇수로 1년밖에 안된건데 뭘 또 찍냐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에 왠걸, 정장을 입은 사진이 "꼭" 필요하단다. 돈아까워서 그런것도 아닌데 괜히 고집부려서 마음이 더 급해졌다.

지역과 연고

1.
경기도에 살던 친구(입학 전까지만 해도 모르던)가 대학을 다닌다고 서울로 유학을 왔다. 거의 10년 전 일이다. 이제 요녀석이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는데, 고등학교까지의 생활을 다 접고 서울로 왔고 친구도 많이 사귀었으니 여기서 취직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붙어버렸다. 그런데 막상 서울에 있던 대학친구들이 취직해서 지방으로 내려가버린다고 하니 좀 막막했던 모양이다. 며칠 전 시내 한복판에 있는 얘네 하숙집으로 놀러가서 오랜만에 재밌게 놀고 얘기도 좀 했는데 서울로 취직하라는 말을 들으니까 내 심정도 막막했다.

2.
서울살던 친구가 포항으로 일하러 간지 9개월째. 전화를 한 번 해봤다. 힘들지? 음 요즘에 공장관리로 들어가서 좀 바빠졌네. 살만하냐? 살만하지. 여기도 대학때처럼 입사동기들 있고 조금 있으니까 친해지고. 계속 살꺼야? 올라가려고 준비하고 있어...

3.
아래 살다가 서울로 유학왔다가 졸업하고 거제도로 내려간 친구가 내년에 졸업할 녀셕들 데려갈 작업을 하려고 서울에 며칠 올라왔었다. 저녁먹고 바람쐬면서 오랜만에 자판기 커피한잔 했다. 내려가니까 좋아? 그렇게 집에 가고 싶어서 가까운데로 취직했는데 서울오니까 왜이렇게 좋냐...

4.
모르겠다.

15 September 2006

몇 주 사이의 고민

개강하고 벌써 3주.

요즘 표면에 드러난 고민이 취직이다. 개강 후 첫주부터 과제가 꽤 많았지만 처음으로 시간들여서 회사가 요구하는 자기소개서를 써봤다. 내 나름대로 정성껏 썼고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결과에 연연하지만 않는다면 과정을 잘 해냈다는 것 만으로도 큰 기쁨이 된다. 가고싶은 회사와 직종이 몇 개 있기때문에 떨어져도 괜찮겠다라는 마음이 들어 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 떨어지고 하나만 남아있는 고통을 느껴본 적이 없기때문이다.

막상 취업준비생이 되어보니 삼성이라는 회사 안에 가고싶은 몇 개의 계열사들이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모르겠다. 최고의 회사답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다라는 설득, 들어가면 다른 데에 신경쓰지 않고 원하는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 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까지의 내가 했던 말과 행동과는 상관없이 지원해버릴뻔 했는데 다행히도 이 글을 보고 정신이 돌아왔다.

왜 나는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앞에서 흔들렸던걸까. 3주간의 생활에서 약간의 변화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