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December 2006

2007년 결산

1. 1월 중순에 계절학기를 마치자마자 제주도로 날아가 3주 정도 있었던 일.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데 기억이 생생하다. 정신적으로 상당히 위축되어있던 시기라서 활발하게 보내지는 못했지만 집에 있었다면 더 위축되었을테니--;; 바깥 구경도 하고 다른 분야도 보고, 좋은 시간이었다. 학자의 길을 걷지 않는 한 앞으로 이런 시간은 만나기 힘들 것이다.

2. 3월달 쯤이었던가, 갑자기 이글루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된다는 사실이 발표되었다. 그때까지의 정책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본진을 들어; blogger.com으로 이전했으나 방금 이글루스에 방문해본 결과, 예전과 같이 잘 돌아가는 것 같아서 왠지 모를 아쉬움이 느껴진다--; 스팸 덧글트랙백 다 지우고 왔다. 악플은 남겨놓았다. 음하하하

3. 즐거웠던 1학기. 취업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은 받지 않은 채로 한참 관계가 무르익은 친구들과 수업과 실험을 같이 했던 시간들. 즐거웠다.

4. 뜨거운 여름, 원없이 놀았다. 난 잘 놀지 못하기때문에 학교에서 집에서 맘편히 하고싶은 것들 하고, 교회에서 여기저기 캠프를 따라다니고 한 것, 이런정도면 충분하다. 아침에 영화도 보러가고 예전 회사나 지인들의 회사도 방문하고, 아 생각만 해도 자유가 느껴지던 여름.

5. 드디어 시작된 취업의 계절, 어디든 되겠지라는 막연한 자신감과 어디를 가게될까라는 또 막연한 궁금증을 가지고 시작한 취업의 계절이 시작되면서 많은 회사들을 보았다. 그런데 어떤 눈으로 보았을까. 설명회 끝나고 고기사준다고 부르는 자리에 여기저기 끌려다니면서 좀... 눈을 잃었다고 해야할까. 특별히 하고싶은 게 없다면 내 노동력을 조금이라도 비싸게 사 주는 곳에 가겠다는 생각이 이 시기를 지배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나는 많은 회사에서 낙방했고 합격했다. 다음 주 부터 어디로 출근해야 할 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 면접비 덕에 배부르네.

6. 밀크커피(브랜드커피)의 마수에서 벗어났다. 늘어가는 뱃살때문에 시작한 블랙커피, 이제 이 씁쓸한 맛이 혀에 익어서 좋음ㅎㅎ 아~ 헤이즐럿도 좋아하게 되었다.

7. 책읽기의 새로운 발견. 읽은 책 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했고, 책을 시작하면 첫장부터 끝장까지 한글자도 빼놓지 않고 봐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mcfrog님의 책소개는 올 한해 책을 고르는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8. 편안함. 예전에 이글루스에 블로그를 처음 열었을 때에는 내가 생각하던 '이상적인 모습'을 주로 적었다. 그게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었다고는 하지만 큰 의미없는 것을 거창하게 포장하다보니까 우월감(도덕적 또는 윤리적인)이 들어갔다고 보는게 맞겠다. 그에 비해 올해에 적은 글은 현실에 많이 가까워졌다. 내가 현실에서의 이상과 바람을 적을 때 편안함을 느끼고 여기에 들러주시는 분들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이런 방향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14 December 2006

시험끝

시간상으로는 어제 점심시간 무렵, 이번학기의 마지막 시험을 끝내고 나왔다. 시험때면 언제나 그랬듯이 보고나면 시원하다는거, 아까도 물론 시원했는데, 나오면서 아직 몇과목 더 남은 친구를 만나 얘기하다가 건물을 바라보면서 "학교 안녕!"이라고 소리를 쳤다.

그래.
이 학교에서 치르는 마지막 시험이었다.
이제 대학 생활도 끝이다.

시험끝났어요라고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이제까지는 연습과 시험이었다면 앞으로는 계속해서 시험일테니까 말이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 스스로 결정한 것을 점수가 아닌 다른 결과로 책임을 지는 삶이 시작될거야. 뭐... 그래도 졸업식까지는 어떻게 버티면서 놀아봐야지.... 뭐 재밌게....

10 December 2006

소비

아까 우유를 사러 동네에서 큰 슈퍼마켓에 갔다. 마침 다음 주까지 할인판매 기간이라고 써 있다. 우유를 집으러 가는 길에 있는 과자 가격이 보이는데 12개 짜리 몽쉘 한박스가 1,390원이었다. 이럴수가 이럴수가. 분명히 정가는 3천원인데? 과자에 굉장히 집착하는 난 우유에는 도착도 못한 채 빅파이와 과자묶음 초코하임 양파링 마가렛트 카스타드 앞에서 배회하며 집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사놓고 하루에 하나씩만 먹으면 되겠지?' '이렇게 싼데 몇박스 사버릴까?' 와... 그 순간의 망설임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십분 후 나는 빈 손으로 우유코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우, 천미리짜리 우유 하나에 5백원? 그런데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서 1,750원짜리 서울우유를 집을 수 밖에 없었다.

슈퍼에서 나오면서 가지고 온 것은 우유 하나, 잘 참았다.

01 December 2006

오늘의 링크

종종 다른 블로그에서 보던 오늘의 링크;


돈이 없어 창피해요

내가 국민학교 6학년 학생이었을 때 딱 저만한 고민을 했었다. 2학년 때 강남으로 이사갔는데 집에 전자렌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우리집엔 냉장고랑 가스렌지 그리고 전자렌지만한 티비밖에 없었을텐데... 그리고 오락기가 집에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6학년이 되었을 때에는 게스청바지를 입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친구들을 집에 불러들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 엄마 아빠는 항상 열심히 일하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하긴 그것도 부끄러웠다. 친구들 엄마는 항상 집에 계셨던 것 같은데 우리엄마는 일하러 나가셨으니까. 도시락이 부끄러웠던 적도 있다. 다른 반찬통에 있는 햄 돈까스같은게 내 반찬통에 있던 때는 거의 없었다. 근데 이런 부끄러움이 없어진건 우리집에 돈이 많아져서인가 아니면 신경을 끈 것인가--;



연애가 내게 가르쳐 준 것

중간에 "진실이 아닌 허상을 사랑했다니" 딩동댕~ 다른 부분은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