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April 2006

사아못 #12 - 그 기분


한참 지난 이야기-ㅅ-

저런 표정의 홍경민을 본 적이 있는가? 이놈의 드라마를 본 지 너무 오래되어서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아아 태경. 이녀석이 '가족'과 관련된 생각에 잠겨있을 때 '항상' 이런 표정이었다. 이제까지는 그랬다는 거고 앞으로는 어찌될지.

암튼 저 사진은 지지난주; 금요일(49회분) 형과 형수가 자신의 신혼집에 리폼한 가구를 낑낑대면서 가지고 왔다가 장모에게 들킬 뻔 한 일을 겨우 넘기고 나서 은민과 함께 집에 들어간 후의 표정과 정확하게 같다. 장모는 돈 없는 자신(의 학벌은 빼고)과 집안을 무시하고, 별로 해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굳이 만들어서 해주다가 무시당할 꺼리를 만드는 가족들에 대해서 태경은 항상 고민이 많았다. 자신도 그 문제의 원인을 알고 있다. 가난한 자기 집안의 문제도 아니고 이제껏 이뤄놓은 것이 있는 장모의 문제도 아닌데 이런 일들로 고민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어쩔줄 몰라하는 그의 모습은 안타깝다. 개인의 능력은 뛰어나서 서울대법대를 떡하니 들어가고 학비를 직접 모아서 대고 앞가림은 다 할 줄 알았는데 인생은 그렇지 않았다. 누구의 문제도 아니지만, 뭔가 이상하다.

이런 그가 그 순간에 털고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 삶이라는 걸 깨달아 가고 있는 서은민 양 때문이었다. "선생님 집안? 우리 엄마? 아니면 이런 견디기 힘든 순간을 만드신 ↑분?" 이라는 질문을 던져가며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한 쪽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이다. 굿 윌 헌팅에서 "잇쯔 낫 유어 폴트"를 무한 반복으로 들었던 것 보다 훨씬 큰 감동이 비디오테이프에 녹화된 30분가량의 드라마 한편의 마지막 부분에서 밀려오는구나.

결국은 사랑의 힘, 어쨌든 봄은 왔고 날씨는 겨울. 그리고 모르는 사이에 그들은 결혼을 해버렸다.(물론 극중에서)

- http://www.imbc.com/broad/tv/drama/iq98/ (사랑은아무도못말려 공식사이트)
<사진 : MBC 홍보부 사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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